트레이딩 카드 게임

[워로드] Warlord : Saga of the Storm 감상

토티마그 2010. 10. 12. 19:08

  Warlord : Saga of the Storm(이하 워로드)은 AEG에서 발매된 TCG입니다. 

  AEG라는 회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옛날옛적 한국에 D&D룰북이 번역 출판되고 TRPG에 대한 관심에 다른 룰북들을 이리저리 찾아다닐 때 였습니다. 그때 AEG의 7th Sea를 구할 수 있었는데 상당히 독특한 내용이었습니다. 마침 만화책 원피스도 한국에 처음 정발됐던 즈음이라 시너지랄까 더듬더듬 두근두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7th Sea도 TCG로 나왔는데 아쉽게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후로 AEG에서 나오는 게임들을 가끔씩 찾아보곤 했습니다. 
     
  사실 AEG의 대표적인 TCG라면 Legend of the Five Rings(이하 L5R)가 유명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도 일단은 동양인이라, 서양 문화권 특유의 오리엔탈 판타지에는 전폭적인 공감이 힘들더군요. ^^a (그러니까 조금 구해봤지만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른 TCG들이 독특한 테마를 가지고 있어서 재밌어 보였습니다. 그중 워로드는 언듯 봐도 판타지 RPG 같은 테마라 마음에 들었지요. 주인공 캐릭터, 여러가지 아이템, 마법과 기술, 동료와 몬스터. 이런 요소를 표현한 카드들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떤 샵의 재고정리 세일로 워로드를 싸게 구할 수 있어서 플레이 해봤습니다.

  워로드의 특징은 한장의 종이로 정리된 간략한 룰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글자는 작지만) WOTC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도입한 D&D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AC DC 등의 익숙한 개념을 룰에 잘 녹인데다 주사위까지 굴려가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한마디로 참 'D&D스러운' TCG죠. 거기다 워로드만의 테마를 잘 살려, 게임을 하다보면 상대방과 진陣을 맞대고 있다는 느낌을 무척 잘 살렸습니다. 그러니까 role-play라는 것도 D&D스럽네요. ^^a 하지만 주사위를 굴리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단점들도 있었습니다. 먼저 주사위 신의 가호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전략이던 깨부술 수 있다는 점과, 카드 밸런스 문제로 카드의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라는 점입니다. 후자의 경우 치명적이었는데, 확장판을 몇개 구해 덱을 수정해 봤지만 다를게 없었습니다. 워로드는 흥미로운 게임이긴 하지만, 결국 이런 문제로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 AEG는 워로드의 판권을 독일의 피닉스 인터랙티브 사에 넘기고, 거기서 워로드의 새로운 판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판은 랜덤 봉입의 부스터 판매 없이 고정된 카드의 테마덱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부 미국TCG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것에 대해 조금 적어보고 싶네요.) 하지만 새로운 판의 확장판 소식은 요원해 아쉽기만 합니다.


p.s. 오랜만에 L5R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아래의 그림이 보이더군요. L5R는 이런 분위기의 테마다 싶어 붙여봅니다.
칼집의 위치가 이상하지만 멋지죠? 근데 그림 한장에 넘어가면 곤란합니다. 실제 카드에 사용된 대부분의 일러스트는 완전..